경북도의회 3선 중진인 박용선 의원(포항시 제5선거구)이 19일 도의원직을 전격 사퇴했다.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포항시장 선거에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각오다.
12년간 쌓아온 의원 배지를 스스로 내려놓으며 배수진을 친 이번 결단은 지역 정가에 상당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사퇴 변을 통해 “도의정 활동과 시장 선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은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역 의원 신분을 유지한 채 선거에 임하는 방식을 스스로 거부한 것이다. 그는 “오늘 의원직 사퇴로 나의 모든 것을 걸고 포항시장 당선을 위해 시민의 손을 잡고 끝까지 달려가겠다”며 필승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당초 이달 말로 잡혀 있던 사퇴 일정이 앞당겨진 데는 최근 급변하는 지역 여론이 결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공개된 포항시장 지지도 조사에서 박 의원의 수치가 두 자릿수로 반등하며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자, 이 흐름을 선거 동력으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사퇴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지율이 오르는 시점에 현역 프리미엄을 내려놓는 이른바 ‘역발상 승부수’로, 그 자체가 유권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던지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박 의원의 이력은 단순한 지역 정치인의 그것과는 결을 달리한다. 경북도의회 부의장을 역임했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교육위원회 등 핵심 상임위를 두루 거친 행정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도 차원의 예산 편성 구조와 행정 집행 흐름을 속속들이 꿰고 있다는 점은 기초단체장 후보로서 갖출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경쟁력이다.
화려한 구호를 앞세우는 방식보다, 현장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데이터로 정리하고 이를 예산과 정책으로 연결하는 ‘실용주의 현장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유다.
특히 그는 의정 활동 전반에 걸쳐 보육·교육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남겼다. 아이들의 학교생활 환경을 직접 챙기고, 학부모와 교사들이 해결하지 못하고 있던 현장 민원을 행정력으로 풀어낸 사례들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그의 철학은 구호에 머물지 않고, 포항 곳곳을 직접 발로 누비는 행보로 구체화돼 왔다. 오랜 시간 바닥 민심을 다져온 ‘마당발’ 정치인이라는 평가는 이 같은 현장 중심의 의정 활동이 쌓아올린 결과다.
12년의 도의정 여정에 마침표를 찍은 박 의원은 이제 시정(市政)의 사령탑을 향해 직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동안 도의정 활동에 보내주신 포항 시민들의 과분한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제는 선거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포항의 미래를 직접 설계하고, 결과로 증명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감시와 견제’의 자리였던 도의원에서 ‘집행과 책임’의 자리인 시장으로의 전환을 스스로 선언한 것이다.
지역 정가 안팎에서는 이번 조기 사퇴를 예사롭지 않게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현역 의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각종 프리미엄과 인지도 효과를 스스로 포기하면서까지 선거전에 뛰어든 만큼, 그 배경에는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전제돼 있다는 해석이다.
한 지역 정치 관계자는 “지지율 상승세에 올라타 조기 집중 전략을 택한 것은 상당히 계산된 행보”라며 “포항시장 선거 판세가 이번 사퇴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 의원의 이번 결단이 실제 선거 판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지지율 상승 흐름이 본선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