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광역정부 체제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통합 이후 교육 영역에 대한 조정 권한과 책임 범위는 여전히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육재정과 인사, 정책이 일반 행정과 분리된 현행 체제가 유지될 경우, 재정 효율화라는 초광역 통합의 핵심 취지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다.
경북연구원(GDI) 이정민 부연구위원은 12일 발표한 ‘초광역 통합 시대, 교육자치는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보고서를 통해 “국가 정책은 행정통합을 통한 조직·재정 효율화까지는 설계되어 있으나, 통합 광역정부가 교육 분야를 실질적으로 조정할 제도적 장치는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교육자치 제도는 교육감 직선제와 독립된 교육재정 체계를 통해 일반 행정과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
이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지만, 광역정부 입장에서는 복지·문화 등 타 정책 분야와 교육을 연계해 예산을 통합적으로 조정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로 작용한다.
특히 대구·경북 교육청 예산은 각각 3~5조 원 규모로 광역정부 전체 예산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 부연구위원은 “학생 수 감소로 교육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교육재정이 독립 운영되면, 여유 재원을 다른 공공서비스 영역으로 유연하게 재배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북연구원은 통합 광역정부의 정책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교육청과의 ‘상설 협의기구’ 설치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단순 자문을 넘어 예산과 인사, 시설 활용 등 핵심 사안을 실질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조정 모델로는 ‘단계적 공동조정’ 방식을 제안했다.
교육예산의 집행은 교육청이 담당하되 편성 방향은 광역정부와 협의하고, 시설관리·재무 등 지원 부서는 광역정부로 통합 운영하되 교육과정 등 전문 영역은 독립성을 유지하는 ‘경북형 선택지’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통합 이후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교육감 선출 방식을 직선제 유지부터 임명제 전환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검토하고 도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교육 조정 체계 마련은 자율성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체 공공서비스에 대해 실질적인 책임을 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과정”이라며 “행정통합 이전 단계에서 공동 직업교육센터 운영 등 실험적 협력 모델을 통해 통합 효과를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례를 축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