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겨울을 상징하는 도시 브랜드이자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구룡포 과메기’ 산업이 기후 변화와 소비 트렌드 변화라는 거센 파고 속에서, 단순한 홍보를 넘어 데이터와 기술이 결합한 ‘과메기 연구소’를 설립해 산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항 남구 구룡포 출향인들로 구성된 ‘구룡포사랑모임’은 최근 이강덕 포항시장과 지역 국회의원(김정재·이상휘),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 등에게 ‘구룡포 과메기 연구소 설립’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전달했다.
이들이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은 숫자로 증명되는 과메기 산업의 ‘빨간불’ 때문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2013~2014년 5770t에 달했던 연간 과메기 생산량은 2023~2024년 1580t으로 약 72.6% 급감했다.
같은 기간 판매 금액 역시 750억 원에서 570억 원으로 24%나 줄어들었다.
현재 구룡포에는 158곳의 생산업체가 등록되어 있으나 대부분 소규모 개인 사업체로, 제조 공정의 표준화나 기술 지원을 전담하는 체계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포항시 남구 구룡포 한 과메기 덕장에서 꽁치가 건조되고 있다(사진=구룡포사랑모임)
포항시 남구 구룡포 한 과메기 덕장에서 꽁치가 건조되고 있다(사진=구룡포사랑모임)
구룡포사랑모임은 영주 풍기인삼연구소, 남해 전복연구소, 울산 고래연구소 등 타 지역이 연구소를 중심으로 지역 자산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온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전통을 기록하는 수준을 넘어, 연구와 산업이 결합한 공공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소가 설립될 경우 기대되는 핵심 기능은 먼저 과메기 특유의 발효·숙성 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품질을 표준화하는 과학적 공정 분석이다.
또 비린내 저감 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 입맛에 맞는 수출용 규격을 설계하는 기술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제조 기술과 생활사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존해 문화적 가치를 정립하고 식품공학, R&D, 마케팅 전문가 등 청년 인력이 유입되는 고부가가치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조이태 구룡포사랑모임 사무총장은 “과메기 산업은 오랫동안 홍보와 판매에만 의존해 왔고 품질과 기술을 체계적으로 연구할 기반은 없었다”며 “이제는 축제 중심 정책을 넘어 연구와 산업 전략을 갖춘 공공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메기는 이미 포항 관광 홍보와 명절 선물 시장 등에서 ‘포항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과메기 산업의 쇠퇴는 단순히 특정 지역의 경제 문제를 넘어 포항 전체의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우려다.
구룡포사랑모임은 “지방 소멸과 어촌 공동화 위기 앞에서 연구소 설립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책임 있는 대안”이라며 정치권의 결단을 강력히 호소했다.








